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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은 현재 내진보강 공사가 한창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몰라도 역사내 구석구석 붉은 파이프들이 한시가 바쁜 행인들의 길을 막는다. 그러나 행인들은 앞을 보지 않는다. 그저 또다른 앞 행인의 뒷 발꿈치만 따라갈 뿐, 우린 현대인이자 레밍이다. 

그런 인간 기차놀이가 한창인 공간에서 옛지인을 만난다는 것은 허구적 상상일까.
오늘 가져온 음악은 1990년 발표 된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최근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급부상하고있는, 아니 급부상 한 음악이다. 90년대라는 돌아갈 수 없는 추억섞인 시대와
담담한 포크송 특유의 멜로디 그리고 북적이는 역사 내에서 마주친 옛지인 아니 어쩌면 옛사랑.

노래의 가사는 2호선 시청역의 역사내의 모습을 그려내며 2호선 시청역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장면을 쉽게 떠오르게 만든다. 어쩌면 음악 속 두 사람의 재회에 우리를 초대한 것만 같다.
앞사람의 발을 밟을 정도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너무 늦은 재회였을까? 이미 서로의 마음은 정리되어있다. 날씨이야기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마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는 작별인사를 한다. 멀어질때는 마치 방금 플랫폼을 떠난 열차처럼 돌아보지 않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인지 옛 기억속 모습과 빼닮았다. 그렇게 짧은 재회는 끝이났다.

반가운 누군가를 마주치고 인사를 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는 뜻일테니까.
북적이는 통근 전철을 타고 이 노래를 재생해본다. 혹시 내 아는 사람이 여기에 또 있지 않을까.
역시 그럴리 없다. 다시 앞사람의 뒷꿈치를 따라가며 목적지로 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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